2026년 1월 26일, 한국 증시에 또 한 번의 역사가 쓰였습니다. 코스닥지수가 4년 9개월 만에 1000선을 돌파하며 1064.41로 마감한 것입니다. 장중에는 급등세가 너무 거세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는 진풍경도 벌어졌습니다.
코스피 5000 달성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스닥 3000'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와의 오찬에서 다음 목표로 코스닥 3000 달성을 제안하면서, 과연 이 꿈같은 목표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증권가의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코스닥 급등의 배경, 무엇이 달라졌나?
정부의 강력한 의지
정부와 여당이 코스닥 3000을 차기 국정 과제로 제시한 것이 가장 큰 모멘텀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2026 성장전략'을 통해 구체적인 코스닥 부양책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정책 내용
- 코스닥벤처펀드 지원 확대
- AI·우주·에너지 등 핵심 기술기업의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도입
-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활성화
- 연기금 운용평가에 코스닥지수 반영
-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활용 방안
-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시장 건전성 제고
특히 민병덕 의원은 연기금에서 코스닥에만 투자하는 특수목적 기관투자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큰손들의 귀환
코스닥은 전통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2026년 1월 들어 이례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1월 26일 하루에만 기관투자자들이 2조 3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매수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47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최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2조 2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데 이어, 이제는 기관과 외국인이라는 큰손들까지 가세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수급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FOMO 심리의 확산
'코스피 5000'을 놓친 개인투자자들의 FOMO(Fear Of Missing Out, 기회상실 우려) 심리가 코스닥으로 몰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는 하루에 23% 급등했고,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는 22% 상승했습니다.
레버리지 상품 주문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금융투자협회 교육 사이트가 마비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을 정도입니다. 코스피에서 수익을 본 투자자들이 이를 따라가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바이오·로봇·2차전지 3대 엔진
1월 26일 코스닥 급등을 이끈 주역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21.72%), 레인보우로보틱스(25%), 에코프로비엠(19.91%), 에코프로(22.95%) 등 바이오, AI 로봇,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장을 주도할 3대 엔진으로 바이오·AI 로봇·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꼽고 있습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관련주가 상승하고, 멈추지 않는 로봇 기대감에 배터리 필요성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코스닥 3000, 낙관론의 근거
1. 코스피 대비 저평가
코스피가 지난해 60~70%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30% 수준에 그쳤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만큼 상승 여력이 더 많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주장입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에 다가갈수록 반도체 이외 업종과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한 달 동안 반도체 이외에도 상사자본재, 조선, 증권, 유틸리티업종의 올해 영업이익이 상향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2. 정책 지원의 지속성
과거에도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이번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정책은 초반에만 오르고 효과가 금방 사라졌지만, 이번 대책은 부실 기업 퇴출을 함께 다뤘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3. 시장 체질 개선 청사진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됩니다. 시가총액 기준이 2026년 150억원,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 2029년 500억원으로 상향되며, 매출액 요건도 2026년 30억원에서 2029년 1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라갑니다.
김대준 팀장은 "비효율적으로 묶여 있던 자본이 정리되고 성장성이 있는 기업 위주로 자금이 재배분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과 레벨 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4. 역사적 전고점 근접 가능성
코스닥지수의 역사적 전고점은 2000년 3월 10일 장중 기록한 2925.5입니다. 닷컴버블 시기의 기록이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코스닥 3000, 회의론의 근거
1. 심각한 밸류에이션 고평가
회의론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제기하는 문제는 밸류에이션입니다. 자본시장 분석시스템 퀀티와이즈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의 선행 PER(주가순이익비율)은 10.6배인 반면, 코스닥은 24.2배에 달합니다.
일반적으로 PER 10배 이하면 저평가, 10배 이상이면 고평가로 해석됩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리서치부장은 "코스닥 밸류에이션이 지수를 받쳐줄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코스피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는 "과거 코스피는 매우 저평가된 시장이었다가 이제야 정상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고, 코스닥은 지금도 심각한 고평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2. 좀비기업의 만연
코스닥 시장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바로 '좀비기업'의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 2024년 기준 코스닥 상장사 5곳 중 1곳(20.4%, 363개)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배 미만인 한계기업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코스닥시장 내 한계기업이 모두 퇴출됐을 경우 코스닥지수는 2024년 6월 말 기준 840선에서 37% 추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계기업이 코스닥 시장 수익률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곽상준 매트릭스 투자자문 대표는 코스닥을 "구정물"에 비유하며 "구정물에 맑은 물 좀 섞어도 구정물"이라고 했습니다. 3000을 바라보기 전에 선결과제로 "대청소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3. 실적 기반의 부재
강관우 대표는 "코스피 5000에는 물론 정부의 증권시장 부양책 도움도 컸지만 결국 기업들이 이익을 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호실적을 올리고 전망이 밝은 덕에 지수가 상승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들 이익 규모는 현재 주가 수준에 비해도 너무 적다"며 "먼저 실력을 키우고 이익부터 늘려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4. 유동성 주입의 위험성
민주당 특별위원회가 제시한 연기금 투자 확대, STO·스테이블코인 활용 등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곽상준 대표는 "단지 돈만 쏟아 부어서는 실력이 없는 기업들까지 돈을 가져가 엉뚱한 곳에 낭비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리하게 유동성을 들이부어 지수를 올리려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자칫 거품을 키워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5. 구조적 불신의 뿌리
이재명 대통령도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언제 동전주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 주가조작이 많다는 인식, 시장에 한 번 진입하면 퇴출이 잘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코스닥 불신의 핵심"이라며 "그래서 새로운 좋은 종목들이 상장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사과 : 고 씨네농장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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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3000을 위한 선결 과제
1. 좀비기업 대청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좀비기업 퇴출입니다. 다행히 2026년부터 상장폐지 요건이 대폭 강화됩니다. 2025년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 기업은 38곳으로, 최근 3년 평균의 약 2.5배에 달했습니다. 퇴출 소요 기간도 384일로 최근 3년 평균(489일) 대비 20% 이상 단축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나스닥시장과 비교하면 부족합니다. 2025년 나스닥시장은 퇴출한 종목이 395개로 신규 입성 종목 192개의 두 배가 넘습니다. 엄격한 상장 요건 관리로 전체 상장사 수가 3년 새 9.8% 줄었지만, 오히려 건전성이 높아져 시장이 성장했습니다.
2. 상장 진입 단계 검증 강화
'뻥튀기 상장' 논란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추정 실적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기업 중 상장 첫해에 목표치를 달성한 곳은 단 6개사(5.7%)에 불과했습니다.
3. 실적 기반 성장 기업 육성
AI·우주·에너지 등 딥테크 기업을 겨냥한 맞춤형 상장 심사 도입은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상장만 쉽게 할 것이 아니라, 상장 후 실제로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시장 신뢰도 회복
주가조작, 부정거래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시장에서 주가조작이나 부정거래를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
긍정적 전망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 달성 이후 정부가 코스닥 3000시대를 열겠다며 구체적 정책 의지를 표명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시가총액 상위인 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 이벤트나 실적반등 등 소식이 나오면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중한 전망
곽상준 대표는 "코스닥 3000은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으며, 강관우 대표는 "지금 코스닥에는 3000을 논할 만한 내재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익이 제대로 안 나는 좀비기업들이 코스닥에는 너무 많다"며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이들에 대한 퇴출 의지를 보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
1.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
최근 코스닥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이 크고, 장기 보유 시 복리 효과로 인한 손실 위험이 있습니다. 단기 투자 목적이 아니라면 신중해야 합니다.
2. 개별 종목 선별의 중요성
코스닥지수 자체의 상승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입니다. 바이오, 로봇, 2차전지 등 성장 산업 내에서도 실제 기술력과 실적을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3. 좀비기업 회피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퇴출 위험에 처한 종목들이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너무 작거나, 3년 연속 적자를 내는 기업,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기업은 피해야 합니다.
4. 분산투자 원칙 준수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변동성이 크고 위험이 높습니다. 전 재산을 코스닥에 몰빵하기보다는 코스피, 해외주식, 채권 등과 적절히 분산투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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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3000 시대가 가능한가? 답은 "조건부 가능"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 기관과 외국인의 관심 증대, 바이오·로봇·2차전지 등 성장 산업의 부상 등 긍정적 요인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코스피가 저평가에서 벗어나 5000을 달성한 것처럼, 코스닥도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제조건은 명확합니다. 좀비기업을 철저히 퇴출하고, 실적 기반의 우량기업을 육성하며, 시장 신뢰도를 회복해야 합니다. 단순히 유동성만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2026년은 코스닥 시장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상장폐지 요건 강화,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연기금 투자 확대 등 정책들이 실제로 시장 건전성 제고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닥 3000이라는 숫자에 현혹되기보다는, 실제 가치가 있는 기업을 선별하여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거품이 아닌 실적으로, 묻지마 투자가 아닌 가치 투자로 접근할 때, 코스닥 3000 시대는 단순한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의사항: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는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 결정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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